시놉시스
세계 각국의 핵 전쟁으로 인류가 절멸한 세계. 바깥세상은 창문만 열어도 살갗을 태워버리는 하얀 빛으로 가득하지만, 체리 몰딩이 벗겨진 낡은 한옥 집 안은 기묘하게 평온하다. 이곳엔 촌스러운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여자(30대 후반/여자)'와 배꼽이 없는 순수한 청년 '다온(20대 초반/남자)'이 살고 있다.
여자는 다온에게 "밖은 지옥"이라 경고한다. 여자는 오직 자신이 재배한 음식만을 먹이고 뽕짝 리듬에 맞춰 춤을 가르치며 다온을 길들인다.
다온은 입으로 세상을 배운다. 낡은 물건을 씹고, 창 틈으로 새어 드는 하얀 빛을 삼키려 한다.
어느 날 밤, 굶주린 다온은 벽 틈새에 피어난 붉은 버섯을 발견한다. 다온은 마치 어린아이가 낯선 물건을 만지고 입에 넣어보듯 버섯을 삼킨다. 그 순간, 매끈하던 다온의 배에 '배꼽'이 생겨나며 참을 수 없는 허기가 몰려온다. 그는 집 안의 음식들을 닥치는 대로 파헤치고 먹어 치운다. 분노한 여자는 가위를 휘두르며 다온을 통제하려 하지만, 다온의 엄청난 식욕을 막지 못한다.
더 이상 자신의 낙원이 유지될 수 없음을 깨달은 여자는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유일한 보호자인 여자를 잃고 짐승처럼 울부짖던 다온은, "나를 먹고 살아남으라"는 여자의 유언에 따라 그녀의 몸을 먹어 치운다. 다온은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낡은 미러볼 아래에서 홀로 춤을 춘다.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마친 다온은 종말 이전 세계의 풍경이 담긴 캠코더를 품에 안고 한옥 밖, 하얀 빛이 쏟아지는 미지의 세계로 뛰어내린다.
연출의도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먹고 자랐다”
극 중 ‘다온’에게 ‘여자’는 세상의 전부이자 그를 가두는 벽입니다. 여자가 주는 음식만 먹으며 거세된 삶을 살던 다온이 스스로 버섯을 따 먹고 배꼽(타인과의 연결 흔적)을 얻게 되는 과정은, 단 한 사람과의 접촉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평범한 인간의 탄생과 성장을 나타냅니다.
동묘 구제시장의 낡은 캠코더 질감, 기괴한 뽕짝 음악, 오래된 한옥, 해태 문배도와 누런 부적 같은 지극히 한국적인 오브제들을 통해 ‘가장 로컬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현대적인 탄생 신화’를 그려내고자 했습니다.
팬데믹의 고립, AI에 대한 비관론, 매 순간 일어나는 전쟁 보도가 일상이 된 시대에서도, 끈질기게 빛을 향해 나아가며 살아가고자 발버둥 치는 인간의 생명력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영화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묻고 싶습니다. 나를 지켜주던 따뜻한 감옥의 커튼을 걷어내고, 타버릴 것 같은 진짜 세상의 열기와 접촉할 준비가 되었느냐고.
수상 및 상영 이력
2026 제 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AI 프론티어: 단편 부문
출연
김연교, 정연웅
시놉시스
세계 각국의 핵 전쟁으로 인류가 절멸한 세계. 바깥세상은 창문만 열어도 살갗을 태워버리는 하얀 빛으로 가득하지만, 체리 몰딩이 벗겨진 낡은 한옥 집 안은 기묘하게 평온하다. 이곳엔 촌스러운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여자(30대 후반/여자)'와 배꼽이 없는 순수한 청년 '다온(20대 초반/남자)'이 살고 있다.
여자는 다온에게 "밖은 지옥"이라 경고한다. 여자는 오직 자신이 재배한 음식만을 먹이고 뽕짝 리듬에 맞춰 춤을 가르치며 다온을 길들인다.
다온은 입으로 세상을 배운다. 낡은 물건을 씹고, 창 틈으로 새어 드는 하얀 빛을 삼키려 한다.
어느 날 밤, 굶주린 다온은 벽 틈새에 피어난 붉은 버섯을 발견한다. 다온은 마치 어린아이가 낯선 물건을 만지고 입에 넣어보듯 버섯을 삼킨다. 그 순간, 매끈하던 다온의 배에 '배꼽'이 생겨나며 참을 수 없는 허기가 몰려온다. 그는 집 안의 음식들을 닥치는 대로 파헤치고 먹어 치운다. 분노한 여자는 가위를 휘두르며 다온을 통제하려 하지만, 다온의 엄청난 식욕을 막지 못한다.
더 이상 자신의 낙원이 유지될 수 없음을 깨달은 여자는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유일한 보호자인 여자를 잃고 짐승처럼 울부짖던 다온은, "나를 먹고 살아남으라"는 여자의 유언에 따라 그녀의 몸을 먹어 치운다. 다온은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낡은 미러볼 아래에서 홀로 춤을 춘다.
세상으로 나아갈 준비를 마친 다온은 종말 이전 세계의 풍경이 담긴 캠코더를 품에 안고 한옥 밖, 하얀 빛이 쏟아지는 미지의 세계로 뛰어내린다.
연출의도
“우리는 모두 누군가를 먹고 자랐다”
극 중 ‘다온’에게 ‘여자’는 세상의 전부이자 그를 가두는 벽입니다. 여자가 주는 음식만 먹으며 거세된 삶을 살던 다온이 스스로 버섯을 따 먹고 배꼽(타인과의 연결 흔적)을 얻게 되는 과정은, 단 한 사람과의 접촉에서 벗어나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평범한 인간의 탄생과 성장을 나타냅니다.
동묘 구제시장의 낡은 캠코더 질감, 기괴한 뽕짝 음악, 오래된 한옥, 해태 문배도와 누런 부적 같은 지극히 한국적인 오브제들을 통해 ‘가장 로컬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현대적인 탄생 신화’를 그려내고자 했습니다.
팬데믹의 고립, AI에 대한 비관론, 매 순간 일어나는 전쟁 보도가 일상이 된 시대에서도, 끈질기게 빛을 향해 나아가며 살아가고자 발버둥 치는 인간의 생명력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영화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묻고 싶습니다. 나를 지켜주던 따뜻한 감옥의 커튼을 걷어내고, 타버릴 것 같은 진짜 세상의 열기와 접촉할 준비가 되었느냐고.
수상 및 상영 이력
2026 제 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AI 프론티어: 단편 부문
출연
김연교, 정연웅
